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이후, 우리나라 IT 기업, 스타트업에서 기획자, PM 관련 채용이 늘어났다. 나 역시 여행 기획자로 오퍼레이팅을 업무를 6년간 이어가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서비스기획자로 전형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채용 공고를 살펴보면 서비스 기획자, PM(Product Manager), PO(Product Owner) 등 포지션과 Job Description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오늘은 세 포지션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개념과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정의하는 대로 적어보려고 한다.
서비스를 문서화하는 사람: 서비스 기획자
서비스 기획자는 말 그대로 서비스를 기획하는 사람이다. 서비스 기획자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을 설계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보통 서비스 기획자를 채용하는 공고를 확인하다 보면 IA 작성, 와이어프레임 작성, 플로우 차트 작성 등 화면설계서 작성에 치중된 Job Description을 자주 확인할 수 있다. 아무래도 서비스 기획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서비스 기획자로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애자일 개발 방법론보다 워터폴 개발 방법론에서 제품 개발의 시작점에서 문서화 작업을 많이 진행하는 포지션이다. 지금 내가 맡은 업무에 가장 근사한 직무라고 생각한다.
제품을 관리하는 사람: Product Manager (프로덕트 매니저)
프로덕트 매니저는 서비스 기획에 국한되지 않고 제품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채용 공고를 살펴보면 프로덕트 매니저는 주로 일정관리, 칸반보드 관리, 스크럼 마스터 등 애자일 개발 방법론에서 쓰이는 여러 기법들에 대한 관리를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객 요구 사항을 이해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하여 제품 백로그를 관리하기도 한다. 프로덕트 매니징 관련 서적을 읽어봐도 프로덕트 매니저는 UIUX, 디자인, 서버 및 클라이언트 등 개발지식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소프트, 하드 스킬이 갖춰져있지 않다면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업무적 스킬 셋도 필요하지만 결국 제품 혹은 신규 기능이 정상적, 기한 내 배포될 수 있도록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한 직무이다. 앞서 서비스 기획자가 기획 본연의 업무에 집중한다면 프로덕트 매니저는 매니징 역할에 충실한다.
도메인을 총괄하는 사람: Product Owner (프로덕트 오너)
프로덕트 매니저와 가장 구분하기 어려웠던 포지션이 프로덕트 오너이다. 앞서 언급한 두 포지션보다 채용 공고가 덜 눈에 띄기도 한다. 서비스 기획자와 프로덕트 매니저, 프로덕트 오너 간 상하관계를 나열할 수 없지만 보통 프로덕트 오너가 좀 더 높은 위치에서 제품 전체를 관장하는 느낌이다. 프로덕트 오너는 제품 또는 서비스의 비즈니스 가치를 최대화하기 위해 책임을 지는 역할을 수행한다. 시장 이해관계를 파악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엿보며 많은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래서 일각에서 프로덕트 오너를 미니 CEO라고 칭하는 것 같다. 규모가 큰 회사에서는 여러 명의 프로덕트 오너가 각자의 도메인 혹은 제품을 도맡아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다.
지금까지 정리한 개념은 정답이 아닐 수 있다. 애초에 프로덕트 매니저, 프로덕트 오너 같은 개념은 미국에서 국내로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개념이라 100% 정립된 개념은 아닌 것 같다. 또한 회사마다 정의하는 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대략적인 직무에 대해 파악하면 될 것 같다. 어떤 회사에서는 서비스 기획자가 제품 총괄을 맡기도 하고, 어떤 회사에서는 프로덕트 오너가 백로그 및 스크럼을 관리하기도 한다. 중요한 건 제품에 대한 책임감과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한 고민과 노력이 아닐까 싶다.